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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하지만 인생에서 한 번쯤 커피와 함께한다는 일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구절
노력하고 있다면 하루하루의 괴로움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가까운 발밑의 바닷물은 늘 출렁거리지만 저 먼 곳의 수평선은 언제나 고요하니까.


테란의 황제
자취방의 동그란 밥상에 앉아 끼니를 때울 때마다 나는 전에 살던 사람이 두고 간 텔레비전으로 스타크래프트를 보았다. 특히 눈길이 가던 선수는 '테란의 황제' 임요환이었다. 더 어린 세대에 밀려 실력이 한풀 꺾인 상태였지만 그의 플레이에는 무언가 특별함이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다른 프로게이머와는 달리 쉽게 항복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이미 전세가 기울어져 역전이 쉽지 않더라도 그는 항복을 뜻하는 'GG'를 치지 않았고, 다른 시도를 해볼 여지가 100% 사라져버린 다음에야 비로소 키보드에서 손을 뗐다. 보기에 따라서는 구차하게 혹은 매너없게 보일 수 있을 정도의 버티기였다. 하지만 아주 가끔씩은 그런 버티기 중에 정말로 마법 같은 역전이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상대방의 실책과 우연한 행운이 기적처럼 마구 겹쳐지면서였다. 그의 플레이를 보면서 버티는 한 뭔가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했다.


생각
오죽하면 팀 페리스는 [ 나는 4시간만 일한다 ]에서 '해고당하는 행운을 누리지 못한 사람'은 지루한 업무 속에서 서서히 죽어간다고 표현했을까.
이 구절을 읽으면서는 윤종신의 늦바람 가사 중,
"겪는 게 이득이래
어차피 다가올 날"
이라는 가사가 떠올랐다.


문장
커다란 꿈을 품으려는 시도에서 늘 실패했던 나는 언젠가부터 보이지 않는 결승선을 상상하는 대신 그저 매일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잘해보기로 했다. 오늘 써야 할 글을 쓰고, 이번 주 분량의 방송을 만들고, 다음 주까지 읽어야 할 책을 읽었다. 그저 내가 가진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만큼 걸음을 내딛는 일에 집중했다.


문장
불에 타다 남은 재일지언정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시간이 흐르면 재는 땅속으로 스며들고 언젠가 그 위에는 나무가 자랄테니까.


문장
우리는 다른 사람과 경쟁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의 코스를 달리기 위해서 태어났다. 중요한 것은 등수가 아니라 완주와 기록이다.


구절
놀고 싶은 마음이 없는 이가 어디 있겠는가. 편하고 싶은 욕심과 게으르고 싶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이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자잘한 충동에게 일일이 화답하며 틈 사이로 물을 슬슬 흘려보내는 사람은 평생을 기다려도 솟구칠 수 없다. 그런 이에게는 감격이 없고 감격이 없는 곳에는 살아가는 참맛이 없다. 인생의 충만함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문장
홈런이 야구의 꽃일지라도 야구의 전부는 아니다.


부제
어디로 가도상관없다면아무 데나 가도괜찮아;
하고 싶은 일을 못 찾았다는 고민에 대하여


문장
그러므로 자잘한 침체는 그냥 무시하는 편이 낫다. 핸드폰 액정의 귀퉁이가 아주 조금 깨지면 그냥 쓰듯이 말이다.


구절
해결책은 간단하다. 가장 간단하기에 가장 정확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그냥 해버리는 것이다. 아주 조금이라도 좋으니 그냥 당장 해버리면 된다.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하나다. '잘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버리는 일.


부제
아마 내일은,
오늘보다는 조금 더
빨라질 것이다
;
빨리 늘지 않는다는
고민에 대하여


구절
살다 보면 빨간색 쫄바지를 입는 날도, 연보라색 양말을 신는 날도 있었지만 해보니까 둘 다 별 일 아니었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비웃거나 수군대면 또 어떤가. 웃는 것은 그들의 자유, 모르고 입건 어쩔 수 없이 입건 내가 입은 옷은 내 자유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신경을 꺼도 괜찮다. 어차피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딱 거기까지다.


문장
화려했던 어제가 아니라 초라한 오늘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없으면 없는 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해낼 때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부제
커다란
꿈이 없어도
잘 살고
있습니다
;
꿈이 없다는
고민에 대하여


문장
첫사랑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과 공부를 첫사랑 떠올리듯이 한다면 얼마나 많은 것을 남길 수 있을까.


문장
어차피 걷는 쪽으로 결정한 바에야 웃으면서 버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버티는 한 우리는 기대할 수 있다.


구절
나는 스물일곱에 대학을 졸업한 뒤 스물아홉에 군대를 갔고 서른둘에 취직을 했다. 글을 쓰기 시작한 나이는 서른하나, 팟캐스트는 서른다섯에 오픈했다.


격언
'완벽은 선의 적이다'


인용
"아들이 아버지를 알 나이가 되면 시련의 고뇌가 이미 그의 내부에 태동해 있다. 그는 이제 거듭난 자이며 그 자신이 곧 아버지이다. 그는 끊임없이 삶의 싸움판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조지프 캠벨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문장
"잠을 줄일 생각을 하지 말고, 더 많이 깨어 있을 생각을 해."


구절
노력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임은 노력하기 힘들어진 뒤에야 깨닫는다. 흔하고 평범한 과거의 하루가 나에게는 특별한 시간이다. 마음먹고 내딛어야 하는 특별한 도전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도, 훗날의 언제가 돌아보았을 때는 마찬가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살고 있는 바로 온르이, 아직 특별한 도전을 할 수 있는 '노력하기 좋은 날'일지도 모르겠다.


인용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좀 가르쳐줄래?"
고양이가 대답했다.
"그건 내가 어디로 가고 싶은가에 달렸지."
앨리스가 말했다. "난 어디건 별로 상관없는데."
고양이가 말했다. "그럼 아무 데나 가도 되잖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에서


생각
하루키가 작정하고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
오. 마침 하루키의 책을 한 권 읽었는데 아는 이름이 나와서 반갑다.
상호텍스트적 맥락에서 문학을 감상한다는게 이런건가??


구절
"커피라는 산을 열심히 올라가다 보면 그 산꼭대기에 닿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여러 산줄기들이 한눈에 보여요. 이쪽 줄기는 공정 무역과 연결되어 있고, 저쪽 줄기는 세계화와 연결되어 있으며, 또 다른 줄기는 제국주의, 또 다른 줄기는 GMO와 각종 인증제⋯ 커피만 파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중심으로 그렇게 연결된 세상을 한눈에 내려다 보는 거지요.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 세상을 보는 눈을 갖는다는 것이 중요해요."


어서 오세요!
거울 앞에 서서 혼자 하던 후리기 연습처럼 나는 아무도 없을 때 가게 안의 빈 공간을 향해 "어서
오세요!"를 외치기 시작했다. 웃으면서도 외치고, 빠르게도 외치고, 크게도 외쳤다. 외치고 외치던 나는 어느새 스님이 염불을 외듯 "어서 오세요!"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네, 어서오세요." 그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손님이 왔다.
"어서 오세요!"


문장
그러므로 무언가를 시도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그것에 대해 많이 알게 될 내일이 아니라 부족함을 여실히 느끼는 오늘이 아닐까. 완벽한 내일이 아닌 초라한 오늘로부터 시작하는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뿐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해야할 의무가 있다.


부제
딱 한 번만
제대로
해보세요
;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는
고민에 대하여


브리콜라주
첫째,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할 것.
둘째, 역경 안에서 의미를 찾아낼 것.
셋째, 브리콜라주(Bricolage)


생각
"말을 하는 것은 나의 일입니다. 듣는 사람이 누구건 그것은 그들의 일이지요, 나는 나의 말을 할 자유가 있고,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평가할 자유가 있습니다."
읽자마자 아들러가 떠올랐다.
표현만 살짝 다르지, 미움받을용기에서 소개한 아들러의 철학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 같다.


인용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일을 하십니까?"
에코가 답했다.
"세상에는 틈이 많습니다."


구절
"아버지는 그다지 당황하지 않고 그처럼 사방이 막힌 상태에서도 아버지 특유의 방식으로 대처하셨다. 행상을 시작하신 것이다. 전에는 걸치지 않건 허름한 옷을 입고 반찬도 형편없는 도시락을 싸들고, 매일 아침 일찍 자전거에 직물을 싣고서 가까운 동네나 시골로 행상을 다니셨다."


구절
그래서 자원이 풍족한 경우에 우리의 사고는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하던 대로만 흘러간다. 다른 경로를 탐색하게 되는 곳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해졌을 때, 즉 제한이 생겼을 때다. 우리 뇌에서 창의성이 문이 열리는 순간이다.


인용
이에 채제공이 감사의 인사로 절을 하고 물러나려는데 추위를 막기 위해 옷 안쪽에 넣어두었던 개가죽이 바닥에 떨어졌따.
그 모습을 본 주위 사람들이 키득거리며 웃었다. 개가죽은 천민들이나 쓰는 물건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채제공은 낯빛조차 변하지 않고 아무 일 없다는 듯 개가죽을 주워 다시 옷 안에 여미었다.


문장
만약 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쪽지에 써서 책상머리에 붙여둔다. 쪽지를 볼 때마다 무언가 마음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뇌의 스위치를 켜둔 셈이라 여기면 된다. 혹은 헤밍웨이나 하루키처럼 일부러 마무리를 다음날로 미뤄보아도 좋을 듯 싶다. 아침에 바통을 이어받은 계주의 느낌으로 곧장 속도를 내어 작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준비 운동 없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