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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p. ★

가장 아름다운 문장은 12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On n'aime que ce qu'on ne posséde pas tout entier(사람들은 자기가 온전하게 가질 수 없는 것만 사랑한다 : 옮긴이)' 이지.


102p. ★

그는 누군가 사생활에 대해 물을 경우 이탈로 칼비노의 명제, 즉 '대답하지 않거나 거짓말을 한다' 라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238p.

좋은 소설이란 어떤 소설입니까?

우선 독자들의 사랑과 호의를 이끌어낼 만한 등장인물들을 창조하세요. 그런 다음 그 인물들을 죽이는 겁니다. 그럼 독자들은 언제까지나 당신의 소설을 기억할 겁니다.  - 존 어빙


225p.

그 어느 때나 줄곧 순진한 태도를 유지한 까닭에 나는 살아오는 동안 여러 번 골탕을 먹었고,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맛보았다. 그럴 때 마다 애꿎은 손가락만 깨물 수 밖에 없었지만 내가 순진한 모습을 잃는다는 건 내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런 까닭에 나는 내가 그토록 매료되었던 ≪로렐라이 스트레인지≫와 ≪벼락 맞은 사람들≫을 쓴 작가가 사람을 죽인 개자식일 리 없다는 직관을 믿어보기로 했다.


100p.

꽃무늬가  수놓인 짧은 소매 원피스 안에 골지 터틀넥 니트를 받쳐 입은 차림새였다.

읽고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데 참 예쁘다. 하지만 이를 묘사한 그림이 있었다면 (아무리 예쁜 마틸드 몽네를 그려놓았을 지라도) 내 기준에 예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림이 없어서 나는 내가 생각하는 가장 예쁜 이미지를 떠올린 것이고 짜릿함을 느낀 것이다. 요즘의 화려하고 복잡한 미디어들이 따라할 수 없는, 책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표현.

괜한 갈등을 부추겨 상처를 덧나게 하다.


125p.

네이선 파울스 : 알렉상드르 뒤마. 그는 많은 자산을 모았지만 나중에 다 잃게 되었죠. 그 결과 우리들에게 돈은 충직한 하인이자 나쁜 주인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일깨워주었습니다.


271p.

타자기 앞에 앉은 이유가 자신의 의지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이 못내 서글했다. 때로 우리의 의지는 관자놀이 부근에서 차갑고 묵직한 총구의 감촉이 느껴질 때 허망하게 무너진다.


표현.

진주처럼 빛나는 순간들을 꿰어 만든 목걸이 같은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