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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p
우스꽝스런 동물의 울음같은 것이 흐느적 내 입에서 흘러내렸다. 쉭, 쉭 그런 소리가 새어나오 기도 했다. 어찌나 길고 끈적한 울음인지, 자랄 대로 자란 촌충 한 마리가 입에서 기어나오는 기분이었다
57p
망할 놈의 노래를 부르는 사이에도 놈은 끝없이 가래를 끓여댔다. 미칠 것만 같았다. 상한 우 유에 콘프레이크를 잔뜩 부어 마셔야 겨우 흉내라도 낼 법한 목소리였다.
67p
병든 젖소의 울음 같았던 그 소리는 점차 젖소의 방귀 같은 것으로 변해만 갔다.
내가 기록한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묘사가 개쩔어서 인상깊었던 단편.
저렇게 잔인한 일은 겪어본 적 없지만 겪고 있는 듯한 현실감을 받았다. 글고 뭐랄까 거친데 섬세한.. 그런 게 있다. 작가의 색깔이 이렇게 강렬하다는 게 신기하고 대단함!
그러나 전체적으로 내 취향의 책은 아니었다. 이야기는 자본주의 경제구조 아래 상류층이 하류층에게 가하는 보이지 않는 폭력을 다루는데, 알레고리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좀 뻔하지 않았나. 싶기도.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깔끔하게 대칭 하는 알레고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인조적이랄까? 나는 사람 사는 얘기 그대로 듣기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런 건 마치 예쁜 그림을 그린 것만 같아서 그렇다.
그러나 결말은 꽤나 흥미로웠다. 결말에서 루디와 보그먼은 영원히 함께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사회에 갑과 을의 관계는 영영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이러한 결말이 왜 흥미롭냐하면, "갑과을은 완전히 사라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 후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주었다. 구조의 문제이지만 개개인의 노력(갑이 을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라든가)으로밖에 해결할 수 없는 것일까? 혹은 근본적인 구조의 개혁이나 제도의 확립이 필요한가? '갑'인 우리는 얼마나 배려해야하며, '을'인 우리는 얼마나 요구해야 이상적인가? 따위를 고민하게 만든다.
다른 단편을 읽어봐도.. 좋을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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