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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p
<칸과 칸 사이>
만화의 칸 ‘안’에서 전달되는 정보는 모두 시각정보이다. 하지만 칸 ‘밖’. 칸과 칸 사이에는 어떤 감각도 필요하지 않다. (시각적 정보도 없다고 봐야하니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의 모든 감각이 개입하게 된다.
117p
<움직임의 개념을 (최소한의 요소로)시각적으로 표현하면>
140p
<배경의 효과>
배경도 보이지 않는 것들, 특히 감정세계를 표현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표현주의적 배경이 사용되면 우리가 그 캐릭터의 "내적 상태"를 읽어내는 데 영향을 준다.
어떤 무늬는 독자들에게 생리적인 효과까지 미치는데, 독자는 그런 감정을 자신이 아닌 이입하는 캐릭터들에게 돌린다.
이런 내적 효과는 물론 내적인 문제를 다루는 작품에 잘 어울린다.
147~148p
<고급이냐저급이냐?>
전통적으로, 진정 위대한 예술이나 문학작품이라면 둘 사이가 멀치감치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오랫동안 지속되어왔다. (삼각형 좌:현실. 우:의미의 양극단). 글과 그림을 섞는 것은 좋게 말해서 대중을 위한 오락, 나쁘게 말하면 형편없는 상업주의의 소산 정도로 간주되었다.
152~157p
<그림과 글의 양극화>
글은 점점 더 전문화하고 추상화하고 정교해지면서, (삼각형의 '우->'(의미.개념)에 치우침)그림과 점점 더 멀어져갔다.
반면 그림은 삼각형의 '왼<-'(현실) 으로 진화하기 시작: 추상성, 상징성 ↓ 구상성, 명료성 ↑.
1800년대 초, 서양에서는 미술과 글 사이가 가장 멀어졌다.
미술은 형태 유사성, 빛, 색,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몰입했다. (삼각형의 <<<<)
글은 보이지 않는 보물들인 감각과 정서, 영성, 철학 따위에 빠졌다. (삼각형의 >>>>)
그림과 글은 5000년 된 긴 여행의 종착점 (삼각형의 가운데에서 양극단으로) 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림으로서는 올라가는(↑↑↑그림도형) 길 밖에 없었다. 인상파는 서양 미술을 추상화의 최고점을 향해 끌고 올라가려 했지만, 여전히 눈에 보이는 것에 매달려 있었다. 인상파는 최초의 현대적인 미술 조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사실 옛 사고, 즉 완벽한 빛과 색(실제 보이는 것.)에 대한 탐구의 축적이었다.
하지만 곧 대폭발이 일어났다. 표현주의,미래파,다다이즘,초현실주의, 야수파, 입체파, 추상적 표현주의, 신조형주의, 구조주의 등. 그대로 되돌아오는 길(삼각형의 좌에서 우로 직진)만 빼고 전방위로 뻗어나갔다.
동시에, 글의 영역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었다.
시는 이전의 그 난해한, 이중삼중으로 추상화된 언어에서 벗어나 보다 직접적 양식, 심지어 구어체로까지 나아갔다.
산문에서도 언어가 훨씬 직접적으로, 좀 더 마치 그림처럼 단순하고 빠르게 의미를 전달하게 되었다.
작가들은 "의미"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왼쪽으로 움직였다.
그리하여 (충돌!)
미술과 문학이 (양극단에서 가운데로)방향을 바꿀 준비를 하던 바로 그 시점에 현대 만화가 태어났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일이다. 어쩌면 다방면에서 벌어진 통일을 향한 이동은, 그 시대의 공유된 본능에서 생긴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긴 여행의 종착지에 이르렀고, 드디어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왔다는 그런 본능 말이다.
(사람들은 무언가가 유행하면 이내 질려하고 또다시 새로운 것을 찾는다. 콘텐츠 기획자로서는 그 흐름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 이야기와 맥락이 상통한다.)
165~169p
<만화가의 연금술>
만화에서 글과 그림이 결합하는 유형을 아무리 도표에 담아보아도, 결국에는 모든 것이 만화가의 본능에 따르기 마련이다. 글과 그림의 결합은 과학이라기보다는 연금술에 가깝다.
172~173p
<예술이란?>
예술이란 인간의 두 가지 기본 본능인 생존본능과 생식본능에서 나오지 않는 모든 인간활동을 뜻한다.
우리가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을, 도저히 그저 밥 먹고 섹스하는 것으로만 보내지 못한다는 것은 인간존재의 행복이다.
아무리 미친듯이 목표를 쫓는다 해도 정말 아무 할 일도 없을 때가 있기 마련.
춤의 시초 : 감정의 분출.
202~204p
모든 의사소통 매체는 마음에서 마음으로 직접 전달하지 못하는 우리의 무능력 때문에 생긴 부산물이다.
인간사의 거의 모든 문제가 이 무능력에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슬플 수 밖에 없다.
모든 매체(media: 중간이라는 뜻의 라틴어)는 마음과 마음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어떤 매체에 숙달한다는 것은 예술가의 발상들을 물리적인 형태로 변환시키는 과정에서 살아남는 정도를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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