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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성공

연시연 2020. 5. 29. 15:05

베토벤이 될 수 없다면 피아노를 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어렸을 때부터 계획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중고등학생 때 에피소드를 만들어놓아야하고, 관련 학과에 진학해 졸업하면 직종을 얻고 (그 사이에 구체적 계획은 없으나) 이왕이면 TV에도 나와서 이슈가 되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갈 길은 이미 정해져있고 나는 그것을 파헤쳐 알아내야한다고 생각했다. 인생은 내게 2021 대수능보다 거대한 "시험"이었다. 그것도 꼭 100점을 받아야만 하는.
이미 몇점 깎였다고 생각하던 나에게는 참 가혹한 생각이었다.

그러나 꿈이란 것은 성공이란 것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성공한 사람의 대다수는 그 분야에 들어선 계기가(성공의 계기가) "우연히"라는 통계를 보았을 때, 페이스북의 성공 또한 우연에 가깝다는 것을 알았을 때. 깨달았다. 아. 나는 성공방정식을 찾아 헤매면서도, 왜 그것이 無라는 생각은 못했을까.

결국 성공하는 법이라는 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방향을 바꿨다. 어떻게 하면 성공할까를 고민하기보다는 내가 재밌는 걸열심히 하기로 했다. 재미 없어지면, 그냥 버리면 된다. 그게 무엇이든 남들이 어떻게 보든가 하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그림이든 글쓰기든 음악이든 학문이든 설령 그것이 똥 푸는 일이든... 성공은 항상 그런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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