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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어요. 점심으로 치즈와 피클을 넣은 샌드위치. 그리고 소금이 뿌려진 칩과 망고 스무디를 먹었어요."
하루에 두 번이나 고맙다는 말을 듣고 따뜻한 관심을 받는 사람이 되다니! 그런 작은 행동이 이런 너그럽고 진심어린 반응을 끌어낼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가슴 속에서 약간의 따스함이 일렁이는 것을 느꼈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아닌, 작고 서서히 타는 촛불 같은. p. 149
새의 노랫소리는 열린 창문으로 흘러나오는 텔레비전 소리와 어우러진 데스캔트처럼 들렸다. 모든 것이 안전하게 느껴졌고, 모든 것이 평범하게 느껴졌다. 레이먼드의 삶은 내 삶과 얼마나 달랐는가. 어머니와 아버지와 누나와 한 가족을 이루고 다른 적절한 가족들이 사는 집들 사이에 동지를 틀고 살았던 것이다. 지금도 얼마나 다른가. 일요일마다, 이곳에는, 이런 삶이 있다. p. 147
그런 작은 우연들이 삶에 후추 같은 흥미를 뿌려줄 수 있다.
그럼에도 '아주 여성적'이었다. 그건 어떤 기준에서 결정되고 누구에 의해 결정된 거지? 그게 중요한가? 나는 언제 성 정치와 성 정체성에 대해 조사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에 관한 책이 있을 것이다. 모든 것에 대한 책들이 있었다.
그녀가 그러지 말라고 해서 그저 그 바람을 존중하는 마음에 빈손으로 왔다고 해명하려는데, 그러기 전에 레이먼드가 불쑥 말했다. "엘리너와 제가 같이 준비한 거에요." p. 205
그녀가 레이먼드를 너무나 큰 사랑의 표정으로 쳐다봐서 나는 고개를 돌려야 했다. 적어도 사랑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는 나도 알아, 나는 혼잣말을 했다. 그건 뭔가 굉장한 것이다. 어느 누구도 나를 그런 식으로 봐준 적은 없었지만, 혹시라도 누가 나를 그렇게 봐준다면 나는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p. 140
결국 나는 레이먼드를 이십오 분 이나 기다렸고, 그러는 동안 좀 언짢아졌다. 나는 늦는 것을 굉장한 실례로 여긴다. 그것은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고, 자신과 자신의 시간을 다른 사람의 시간보다 훨씬 더 귀중하게 여긴다는 것을 드러내는 확실한 암시다.
성장기에 결핍되어 있던 자연스러운 배움의 순간들. 그런 배움보다는 살아남는 것이 더 긴박한 문제였던 엘리너의 비워진 시간들. p.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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