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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를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손님들의 이야기를 엿듣게 되곤 한다.
여느 때처럼 나는 수제맥주가게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는데, 중년 남성 손님 4분이 들어와 앉았다.
그들은 오랜 친구로 추정된다.
기억상 라거(카스 같은 생맥주)나 IPA(India Pale Ale) 같은 가장 기본적인 맥주를 시켜 먹었던 것 같다.
술이 몇 잔 들어가자 그들은 큰 소리로 인생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
그들의 대화를 듬성듬성 들었기에 무슨 맥락이었는지 모르겠으나. 나에게 확 꽂혀버린 대사가 있었는데
'야 x발 그냥 대충 살다 뒤져-' 라는 말.
그냥 그저 bgm 정도였던 손님들의 대화에서, 왠지 모르겠다. 그 말만 그렇게 선명하게 들렸다.
대충 살다 D지라는 말. 꼭 맞는 말도 틀린 말도 아니다.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답은 정해져있지 않다. 각자가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에 따라 우리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누군가는 이상을 쫓아 달리고 바쁘게 무언가를 쟁취하는 나폴레옹으로 살아간다. 또 누군가는 저 아래에서 마음을 비우고 몸도 비우고 머리도 비우고 세상도 비워서 수행승으로 살아간다.(가장 좋아하는 수필을 인용: 김기림의 ‘단념’) 대충 살다 뒤지라는건 뭘까. 아마 둘 중 무엇도 되지 못해 떠도는 방랑자 정도의 삶인 것 같다. 우리는 아마, 나폴레옹 혹은 수행승처럼 살아야한다고 생각했던 어린 날의 우리가 이 광경을 목격한다면, 조금 슬퍼할 순 있겠지만, 포기하고 타협해서, 떠도는 방랑자 정도의 삶, 그냥 허세 빼고 말해서, 대충 살다 뒤지는 삶을 택할 수도 있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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